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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은 이야기/서적

에세이> 골든아워 1[이국종] : 한 생명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두권으로 구성된 골든아워는 국내 외상외과라고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이국종 교수가 중증외상 환자들을 진료하고 외상외과의로 버텨온 기록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책입니다. 1권의 경우 2002년부터 2013년의 기록으로 이국종 교수의 심정과 중증외상의료 현실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들을 접할수 있습니다.

 

이 책을 읽은 저 역시도 아덴만 여명 작전에서 이국종 교수가 석선장을 살리는 일들이 방송과 기사를 통해 나오면서 중증외상이란 분야를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환자는 앰블런스로 옮기는게 일반적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이국종 교수를 통해 중증외상 환자들의 경우 앰블런스보단 헬리콥터로 의사들이 환자에게 더욱 가까이 가는게 생존의 확률이 높아진다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골든아워'는 아직도 외면받고 묵묵하게 자신들의 자리를 지키는 이국종 교수와 그의 팀원들의 전쟁같은 일상들을 간접적으로 느끼게 합니다. 또한 자신들의 건강과 평범한 일상을 포기하고 이름도 모르는 이들의 생명을 되돌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느낄수가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무엇보다 아쉽고 답답했던건 정말 사람을 살리기위해 자신의 평범한 일상은 물론이고 자신의 건강까지도 포기하고 달려드는 이들의 노력이 어느 곳에도 제대로 닿지 못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저 서류 한장, 정해진 절차 등으로 시간을 끌고 제대로 된 지원조차 받지 못하는 현실이 남의 일이 아니라는 것!

저 역시도 응급실에 여러번 실려가보았고 친척이나 가족이 아파서 응급실에 실려가보았기에 1분이 1시간처럼 느껴진다는 걸 너무나 잘 압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너무나 많은 장벽들이 현장에서 일하는 이들의 발목을 잡는다는게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우리가 지기 싫어하는 가까운 일본조차도 선진국의 외상의료시스템을 그대로 가지고 와 운영을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선 아직도 미흡하기에 읽으며 실제 현장에서 일을 하는 이들은 얼마나 많이 힘들까 싶었습니다.

 

예전에 한방송에서 이국종 교수가 나와 가장 많이 받는 민원 중 하나가 헬리콥터의 소음이었고 심지어 먹던 김밥에 흙이 들어갔다는 민원까지 들어왔다고 합니다. 물론 헬리콥터의 소음이 큰건 저 역시도 경험해봐서 잘 알지만 누군가를 살리는 소리이고 머무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기에 조금만 양해를 해주면 좋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리고 책을 보니 같은 의료계의 사람들 역시도 그를 비방하고 민원을 넣기도 한다고 합니다. 이 책을 보면 너무나 많은 압박과 장애물에 지쳐버린 이국종 교수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분명 처음 읽기 시작할때는 바꾸고자 하는 그의 의지와 노력이 보였는데 점차 지쳐감을 읽는 사람도 느끼게 되고 후에는 그저 버티며 자신이 할수 있는 일을 하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스스로를 보호할 권리'라는 제목의 글이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흔히 의사는 자신의 생명을 희생하여 누군가를 살린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이국종 교수와 그의 팀이 바로 그런 사람들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아파도 참고 약으로 버티며 어디선가 다친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는게 참 대단하다는 생각과 함께 앞으로 우리나라도 선진국처럼 자리를 잡을수 있기를 기도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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